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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들링 : 끌어안다

“소진아.” 그리움이 넘쳐서 순간, 환청이 들렸다고 생각했다. 퍼뜩 든 시선에 그가 잡혔을 때는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나무 계단 끝에 그가, 정이현이 서 있었다. 정장 차림의 이현은 자켓을 손에 들고 있었다. 팔뚝까지 걷어 올린 소매가 평소와 달리 마구잡이로 접혀 있었다. 그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소진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정이현이 여기에 나타날 리가 없었다. 다시는 보지 않을 줄만 알았다. 그랬는데, 이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진아.” 그가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평소와 같은 말투였다. 그런데 전혀 다정하지 않았다. 그제야 소진은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전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시선이 마주치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렸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이리와.”..
“소진아.”

그리움이 넘쳐서 순간, 환청이 들렸다고 생각했다. 퍼뜩 든 시선에 그가 잡혔을 때는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나무 계단 끝에 그가, 정이현이 서 있었다.

정장 차림의 이현은 자켓을 손에 들고 있었다. 팔뚝까지 걷어 올린 소매가 평소와 달리 마구잡이로 접혀 있었다. 그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소진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정이현이 여기에 나타날 리가 없었다. 다시는 보지 않을 줄만 알았다. 그랬는데, 이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진아.”

그가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평소와 같은 말투였다. 그런데 전혀 다정하지 않았다. 그제야 소진은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전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시선이 마주치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렸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이리와.”

무섭게 화를 내는 이현이 시야 가득 들어왔다. 저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걸 보는 게 몇 년 만이던가……. 그래, 처음 만났을 때, 매번 저렇게 미간에 구멍을 내고 있었다. 그 얼굴이 처음에는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무엇에 그리 화가 났는지, 항상 화를 내고 있었다. 무서워서 더 다가갔다. 웃으면 안 무섭지 않을까. 웃으면 어떨까. 웃었더니 세상에서 가장 멋있었다. 가장 다정하고… 가장 좋았다.


◇ ◆ ◇ ◆ ◇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에 파묻혀서 잠드는 것 이상의 행복이 있을까.”

끌어안는다.
내가 너고 네가 나인 것처럼, <커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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